예비공무원을 위한 선배의 오지랖
2024.02.06 리미후니 조회 668

안녕하세요.

2021년에 국가직, 지방직 2관왕했던 40대 늦깎이 공무원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방직을 선택한 후, 경기도 어느 시에 근무중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공시기간은

공무원을 처음 준비하면서 느낀 두려움,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

공부를 해가면서 점차 커졌던 자신감,

모의고사를 하나하나 치루며 느낀 좌절감,

시험을 마치고 난 후 안도감과 후회감,

합격을 이루어내고 난 이후 성취감까지 수 많은 감정들이 혼란스러웠던 과정이었습니다.



막상 임용 2년이 조금 넘은 지금,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은 `풋~` 하며 웃어 넘기는 자리에 올라왔네요.

저는 임용 동기들에 비해서 8급 승진도 조금 더 빠른 편이었고,

시청 내 주요부서에서 근무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지방직에 대한 오해들 중

비, 눈이 내리면 자다가도 불려나가야 하는 비상근무의 연속,

승진에 한계가 있으며,

지역에 국한된 지엽적인 업무를 한다.. 등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오해들입니다.


꼰대문화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고, 출퇴근 및 연가사용에 있어서도 생각보다 유연합니다.

제가 임용될 당시 전국적으로 어마무시한 숫자가 합격하면서

최근 인사적체가 가중되어 승진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지방직이지만 타 지자체와, 국가와, 다른 나라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도 있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은 무궁하다고 생각되네요.

아참, 그리고 월급은 지방직이 국가직보다 훨씬 좋아요 ㅎㅎㅎ(정신승리)


공무원을 준비하는 분들께 몇 가지 오지랖스러운 조언을 드리고자 오랜만에 에지인에 들어왔습니다.


1) 초심을 잃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막상 공무원이 되는 순간 초심을 잃고 마구잡이로 생활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과연 면접은 보고 왔을까 싶을 정도로...

면접 과정에 대부분 답합니다.

시민에게 봉사하고, 유연한 자세로 선후배와 함께 우리 고장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 막강 권한자가 되어, 주민들과 싸워 이기려 합니다... 부당한 주장을 할 때는 대응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그들은 부당한 주장이 아니어도 싸워 이기려 합니다... 무엇을 위해서???


본인이 작성하고 있는 면접 질문지를 열어보세요.

아니면 이 기회에 면접 예상 질문에 답해보세요.


2) 아직 꼰대들이 있습니다.

좋아지는 세상이라지만,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인 평생직장..

그 덕분에 그 꼰대들도 평생직장을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과장님 모시는 날, 강압적인 회식문화, 지역 행사에 강제 차출 등...

좋아진 것이지 없어진 것은 아니니.. 이 부분도 알고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 MZ가 아니지만) MZ 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문화가 꽤 있습니다.

또 지방직의 경우, 지연, 학연이 아직도 꽤 많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연, 학연이 전혀 없는 지자체에서 근무중이지만 일찍 승진하고 주요부서에서 근무중입니다.

(자랑 조금 섞였지만..)자랑이 아니라요.

지연, 학연을 뚫고 나도 그들과 함께, 그들보다 앞서가자.

내가 선배가 되면 더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자 다짐하고 시험공부에 임하세요.


3) 공부 끝?

공시생으로 5개 과목을 열심히 외워서 시간 내 시험을 잘 보면 합격했던 과정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에 저촉되지 않아야 하고,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모든 주민들에게 공정해야 합니다.

결국 법과 싸워야 합니다. 물론 내가 담당하는 분야 위주이기 때문에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꼰대들, 바보같은 선배들도 결국 다 했던 일이니 걱정마세요~)

공부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편한일 생각하고 공무원을 찾는다면 지금 당장 그만두세요.


4) 공무원 되기 전 힘들었던 과거와 안녕~?

공무원이 되어보니 다시 또 사회생활의 연장일 뿐입니다.

직장인에서 공무원이라는 타이틀만 바뀌었을 뿐.. 사실 달라지는 게 별로 없어요.

오히려 월급이 많이 줄어들어요..(젠장)

월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승진말고는 없어요.

그럼 나의 능력을 발휘할 방법 중 하나는 나의 이전 직장, 이전 경험들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그럼 좋은 이미지가 생기고,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도 되거등요.



할 말이 무지 많았던 것 같은데.. 글로 남기려니 얼마되지 않네요.

젊은이들이 공직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하지만,

편한 삶을 찾기 위한 도피처, 안식처로서의 공무원을 선택하는 것은 절대 반대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시기 바라며,

더 내실있고 예의있고 능력있는 후배 공무원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 들렀다 갑니다.


함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예비 공무원들 파이팅입니다.

(화이팅 아닙니다. 파이팅이 맞춤법에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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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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