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일, 대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취업에 성공했다.
가장 가고 싶은, 가장 원하는 직업이 아닌..
당시의 취업난을 반영하듯이 난 가장 빠르게 합격한 회사를 골랐다.
10여개의 회사에 노크를 했고, 일부는 떨어졌고, 일부는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또한 일부는 아직 지원하지 못한 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난 우리 과 2004년 졸업반 학생 중 가장 빠르게 합격한 사람이기도 했다.
나의 의지와 크게 관련은 없었지만, 취업에 성공한 나는 누구보다 더 열정을 보였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는 약 10일 동안, 1등! 1등!을 외치며 이를 악물었다.
입사 첫 해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냈고,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수 많은 상금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나의 의욕과 열정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상사들은 나의 승부욕을 자극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고, 반면 내가 약속받았던.. 보상들은 다음 기회로 자꾸만 밀리고 있었다.
내가 바보였지.. 그 곳에서 만 12년, 같은 팀으로만 만 12년... 그 중에 같은 팀장님과 11년...
매일을 투쟁하면서 출근했고.. 어느 날 한계에 닿은 나는 사표를 내게 되었다.
2016년 12월 22일, 한여름 소나기처럼 비가 내리는 동짓날이었다.
우리 부모님과 고모, 작은아버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
대림동 외진 골목에서 시작한 핸드폰 매장.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했는데, 난 잠깐 배운 기술로 매장을 열었다.
개업식을 하기 전까지.. 정말로 단 한 명의 손님도 매장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절망스러웠고 무서웠다.
개업식 아침.. 문을 열고 개업을 준비하는데, 드디어 첫 손님이 들어왔고..
첫 손님부터 물꼬를 트면서 나의 사업은 아주 성공적인 시작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 일 지나지 않아, 중국과의 사드 문제가 발생하고 대림동에 살고 있던 나의 고객들은 하나 둘 중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그렇게 약 4개월... "아 사업은 이렇게 망하는 거구나."라고 슬퍼하는 중, 갤럭시 S8이 출시되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이 날 이후로.. 승승장구.. 직장 잘 다니던 와이프도 그만두고 함께 사업에 매달리면서 우리 사업은 더욱 더 번창하게 되었다.
매장의 폭발적인 실적을 옆에서 지켜보던 영업사원은 우리 가게를 인수하고 싶어했고,
때마침 첫 직장과 연관이 있던 분의 제안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매장도 아주 순조롭게 넘길 수 있었다.
다시 첫 업계로 복귀하면서 많은 환영과 경계를 온 몸으로 받을 수 있었다.
함께 일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있던 업계였고, 2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무사히 자리를 잡았다.
새로운 사장님의 제안과 달리 내 영역으로 영업을 했고, 오히려 사장님은 더욱 좋아하셨다.
사장님이 생각치 않았던 거래처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다.
새로운 직장에서 난 아주 큰 꿈을 그려볼 수 있었지만, 2020년 2월 코로나가 전세계에 창궐하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휴직을 하게 되었다.. 말이 휴직이지.. 해고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기분 나쁜 이별을 한 후, 난 나의 길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고민이 길어지면 잡생각이 들 것 같았다.
고민할 시간에 공부를 시작했고, 2020년 4월이었다.
10살 딸, 8살 아들은 아빠의 변화에 놀라는 눈치였고, 방문을 닫고 들어가 두문불출하는 아빠에게 서운함이 컸을 것이다. 난 진짜 다짐을 했다. 이 힘든 과정을 빨리 끝내버리자고. 그래야 아이들에게 떳떳해질 수 있고, 커가는 아이들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2021년 4월과 6월, 난 생각보다 좋은 점수로 공무원에 합격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2관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인터뷰도 하는 호사를 누렸다.
오늘, 2022년 11월 30일.
내가 사회에 발을 들인 지 정확하게 만 18년이 되는 날이다.
여러가지의 변화를 바탕으로 난 지금 공직에 몸을 담고 있다.
내가 했던 직장생활, 사업을 바탕으로 난 많은 무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기에 지금은 누구보다 안정적인 곳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공무원이 세상 최고의 직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
하지만, 적어도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공무원이 최선의 선택이기에 모여있는 분들이라 생각하며
작은 응원을 보내고자 이 글을 남긴다.
(이 쯤 되면 에듀윌에서 나에게 선물이라도 좀 줘야 하는 것 아닌가?ㅋㅋㅋㅋ)
40대 세자녀를 둔 맘시생입니다.
막상 시작하고 달려가니 한계에 부딪히고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글을 통해 큰 힘과 위로를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20대 수험생 많은 위로를 받 고 갑니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도전을 하신 큰 용기에 감명을 받았어요
앞으로 질문자님은 뭘 해도 잘되실거에요
항상 꽃길만 걸으셨음 좋겠어요
같은 40대로서 엄청난 힘을 얻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어떤 것 하나 어투로 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오신 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공무원이 최상의 직장이란 장담은 못하지만 일단 현재 목표로 여기에 있기에 저또한 열심히 해보렵니다.
님의 글에 정말 힘 팍팍 얻어갑니다.
와..ㅜ 완전 감동이에요ㅜ 이거 책으로 내셔도 되겠어요!
아이들이 정말 존경스러워할겁니다
이제 꽃길만 걸으세욤!!
ㅋㅋㅋ
와~ 하면서 읽었는데 , 웃음이 빵 떠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선물이 최고지요.ㅎㅎㅎ
늦은나이로 공부하면서 힘들었는데 이렇게 웃음으로 힘을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와~ 대단하십니다!
저도 내년에 꼭 합격하고 싶어요!
와... 저는 2년 동안 정신 못 차리고 헤메다가 간신히 합격했는데...
글을 보니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하네요.
점심 먹으면서 보다가 동료가 뭐 보는데 표정이 그렇냐고...ㅎㅎ
영화를 한 편 본 느낌입니다.
정말 감동적인 사연 같아요.
오늘도 님의 꿈을 위해서 화이팅 하세요.
ㅋㅋ 감탄하며 잘읽어 내려가다.
에듀윌 선물 에서 빵 터졌습니다.
이미 선물보다 좋은 2관왕 이시고 예쁜딸들에게 멋진아빠니 더 바랄게 없을듯 합니다.
다음에는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꼭 올려주세요.
행복하세요.
늦은 나이에 수험 시작햐 분들께
힘이 되는 합격수기가 되실겁니다 :)
저는 늦은 나이?도 어린 나이?도 아닌 중간 어느지점이지만 회사생활과 비교했을때 공무원의 장단점은 각각 있지만 지금 공직생활이 마음은 좀 더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