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력에 비해 주변 기대가 너무 커서 무서워요 도망가고 싶어요
2021.06.01 비공개 조회 2,253 내공 200

작년에 하나도 공부 안하고 첫 시험으로 2020 지방직 응시.. 영어 전공이라 그런지 공통과목은 합쳐서 235점 나왔고 선택과목은 정말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둘다 과락만 살짝 넘겼구요 결과는 저희 지역 합격컷 5점 정도 차이로 떨어졌습니다(물론 합격점수가 낮기도 했지만요)

사실 실력이 좋았다기보단 운이 좋아서 찍은게 많이 맞았던 거죠


문제는 그 이후에 집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얘 보라고 공부 안하고 봤는데도 이정도면 내년에 백프로 붙지 않겠냐고ㅎㅎ;;

부모님이 공시판을 잘 모르시니까 5점차이면 아깝게 떨어진 줄 아시고 저 모르는 새에 온 친척들한테 자랑을 해놓으셨더라구요(이것도 사촌한테 공시준비한다며? 하고 먼저 연락와서 알았습니다 일부러 주변에 말 안한건데...^^...)


심지어 제 앞에서는 덤덤하게 다음엔 좀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시험본것만으로도 고생했다던 남편은 뒤에선 직장 동료들한테 우리 와이프가 머리가 정말 좋다며 내년에 꼭 붙을거같다고 자랑해서 대신 축하까지 받았답니다ㅎ.....


그런데 분명 작년 지방직 이후로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조금 올랐다가 계속 제자리걸음입니다 심지어 1월쯤부터 살살 몸이 안좋았는데 별일 없겠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한번 쓰러지고 응급실 실려가서 그대로 입원후 수술까지ㅠㅠ 덕분에 거의 2달을 날려먹어서 이번 국가직도 조정점수 합치니까 350대 나왔고요.. 하ㅠㅠㅠ 진짜 울고싶어요


올해는 몸 컨디션도 그렇고 좀 힘들거같으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아달라고 가족들에게 조심스레 부탁했습니다

근데 웬걸..? 안믿어요 굳이 겸손해하지않아도 된대요 그래서 27일에 국가직 성적 나오고나서 점수 보여주며 나 불합격한거 보라고 작년보다 점수도 별로 안 오르지 않았냐니까 아픈데 시험장까지 가서 힘들게 시험봤으니 실수도 좀 할 수 있는거지 하면서 지방직때 같은 실수 안하면 된대요...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보래요... 근데 전 실수가 아니라 제 실력이 그정도까지라는걸 스스로 너무 잘 알아요... 답정너가 아니라 기대가 지나친게 보이는데 전 그만한 실력이 아닌걸 아는 입장에서 정말 미칠거같아요 저렇게까지 기대에 차서 말하는데 어떻게 긴장을 안하고 어떻게 편하게 시험을 보나요..?


당장 이번주인데 8회 9회 모의고사에 심지어 그동안 속 별로 안 썩이던 행정학에서 실수 연발해서 두번 연속 과락까지 나왔네요....

저 이번 시험에서도 과락 나오면 어쩌죠 작년 시험보다 뽑는 인원은 몇명 늘지도 않았는데 시험보는 인원은 백명 넘게 늘어났고ㅎㅎㅎ... 작년에 결시율도 거의 없었거든요

진짜 다 그만두고 도망치고 싶어요 왜 분명히 공부를 했는데도 점수가 한만큼 안오르는걸까요...

지금 이글도 인강듣는척 울면서 쓰고 있어요.... 미치겠습니다 진짜


처음에는 가족들이 내 자존감 높여주려고 응원해주는 마음이 크구나 하고 어떤 응원의 말을 들어도 우리 딸은 무조건 붙을거야 이런말도 별로 신경 안 쓰이는 척 했었는데 그러지 말아달라고 진작 말했어야 했나봐요... 그냥 저 떨어지면 나쁜 사람 만들려고 일부러 먹이는 거 같게만 들려요... 대나무숲이다 생각하고 올리는거니까 이글 보시는 분들 욕하지 말아주세요.....


이럴때 멘탈관리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번 시험 떨어지면 전 대체 무슨 취급을 받을까요..? 저 작년에 시험 본 이후로는 공부 열심히 하라고 집안일도 세탁기 돌리는 거 빼고 일년 가까이 다 남편이 해주고 있는데(심지어 외벌이) 남편 얼굴은 또 어떻게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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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4개
야채쥬스님의 답변입니다.
평민 채택 1 2021-06-01 19:30

힘드시겠어요..

주변인의 기대에 비해 점수가 안나오는 것도 스스로에게 너무 힘든 상황이고

그걸 본인 입으로 주변에 말하며 기대를 낮춰달라 말하는 것도 사실 너무 힘든일이죠..


시험은 다가오는데 점수는 안 오르고, 주변으로부터 압박만 느껴진다고 생각되실지도 모르겠어요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드셨던 것으로 읽혀졌어요.

적어도 우리 며칠 안 남은 시험기간동안은 그걸 다 잊어보는건 어때요?

짧은 기간동안 급하게 주변의 기대를 내리는 것도 어려워보이고, 계속 신경쓰면 더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아요.


며칠동안만 정말 나몰라라 그냥 일단 열심히 하고 이걸 끝내자!! 이것만 생각하고

마음도 비우시고 편하게 가져주세요.


시험 본 후에 차근차근 이야기 나눠보면 될거에요.

열심히 했지만 잘 안되는 스스로에게 느꼈던 감정들, 주변의 응원이 고맙지만 부담고 미안했던 것들 등 천천히 차분하게 전달해주세요.


원래 실이 꼬였을때에도 차분하게 풀어야 더 잘 풀리잖아요

급하게 풀려고 하면 잘 풀리지도 않고 마음만 답답해지죠.


지금 질문자님 상황도 어쩌면 그런 것이라고 생각되어요.


남은 기간동안 마음 잘 추스려서 편안히 시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질문등록자 2021.06.02
    답변 감사합니다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털어놓듯이 쓴 글이었는데 조금 진정이 되네요ㅠㅠㅠ
현직잡니다님의 답변입니다.
영웅 채택 125 2021-06-02 09:22
지식서포터즈 / 합격자

휴,,, 저도 그랬던거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행정직 하다가 교육직으로 다시 시험 친 케이스라서

당연히 붙겠지~ 이러는데 부담감만 팍팍 생기고..

제 속은 타들어간느데 기대감은 높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확실한건 마인드 컨트롤이 무지하게 중요하다는거.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깐 여기저기 얘기하기 보다는 묵묵히 준비해보시고

이후의 결과에 대해 얘기하는게 좋을 거 같아요.

남편이나 가족들한테 얘기한다 한들 지금 시점에서는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진 않아보여요ㅠ

당장 이번주니깐!

잘 할 수 있어요.

분명한 건 지금 부담감 안고 가면 붙을 시험도 어렵다는거.

그러니 잘 응시하고 오세요^^ 화이팅!

  • 질문등록자 2021.06.02
    다시 시험보셨으니 더 그러셨겠네요ㅠㅠㅠ 그래도 털어놓고 위로받으니까 마음이 좀 나아졌어요 답변 감사합니다!!
해피바이러스님의 답변입니다.
채택 2172 2021-06-01 20:03
지식서포터즈 / 합격자

님의 이야기를 읽어 보니까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부담감은 누구도 대신

지어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시점에서는 누구보다

님의 자신을 믿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충분한 능력도 있으신 것 같아요.

남은 시간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시면서

컨디션 조절도 잘 하셔요.

아마도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오늘도 님의 꿈을 위해서 화이팅하세요.

공부는즐겁다님의 답변입니다.
고수 채택 22 2021-06-01 02:31

상황이 참 야속하시겠지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관심과 애정은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족이기 때문에 그러한 관심을 줄 수 있는것이기도 하구요~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질문자님을 늘 응원하고 격려해주실겁니다~

  • 질문등록자 2021.06.02
    감사합니다!! 많이 답답했는데 답변보고 마음이 좀 침착해졌습니다ㅠㅠ